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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그런 영화들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하고 싶어도 스포일러를 할 수 없는 종류의 영화들.

 왜냐면 스포일러할 스토리가 없거든요.


 존 윅이 그런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아요.

 이 영화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스포일러도 아니니까 들어보세요.


 여기 존 윅이란 친구가 있어. 전설적인 킬러지. 이 친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어 그래서 이제부터 이 친구가 액션을 할 거야.

 자, 볼 준비는 되었나?


 그리고 존 윅은 검은 옷을 멋있게 입고 스타일리한 액션으로 자신에게 덤비는 사람들을 마구 죽입니다. 오, 설명만 들으면 이 영화는 타임킬링용이 아니면 볼 가치도 없는 허접한 B급 영화처럼 들려요! 하지만 이 영화는 총을 빵야빵야 쏘면서 적을 쓰러트리는 데서 오는 싸구려 카타르시스를 고급스럽게 포장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무엇보다 정말 멋있죠......


 왜냐면 존 윅은, 그는 키아누리브스거든요.

 키아누리브스의 긴 기럭지와 우수에 젖은 얼굴은 이 영화를 완성하는 마지막 포인트입니다.

 부상입은 몸으로 침대에 누워도 넘어져 구르면서 총을 쏴도 간지가 철철 넘칩니다. 총 쏘는 모션이 이렇게 고급스러운 것이었나요?

 그 모습은 이렇게 웅변하는 것 같습니다.


 '스토리가 뭐가 필요해 난 키아누리브스라고!'


 그리고 모든 액션을 끝낸 후 영화는 깔끔하게 없이 막을 내립니다. 관람객이 아쉬워할 정도로 깔끔하게.

 이 영화속엔 키아누리브스를 돋보이게 만들기 위한 멋진 설정과 캐릭터들이 있는데 그것들이 아까울 정도로요. 막이 내리면 그것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다고요! 오 맙소사!

 그리고 영화는 교훈과 메세지만을 하나씩 남깁니다.

 참고로 적자면 교훈은 자식교육은 잘해야된다이고 메세지는 반려견 권장입니다. 물론 뻘소리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자, 이제 여러분은 존 윅의 모든 것을 알게 되셨습니다. 이제 보러 가시면 됩니다.

 내용을 다 아는데 무슨 재미로 보냐구요?

 무슨 소리예요. 아직 안 '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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