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스피어



 1화는 이 세계가 어떤 곳인지 부족하게나마 설명하는 화였고 3까지는 등장인물들을 조명하는 화였다면 4화는 등장인물들에게 목적을 부여하는 화였습니다. 출연시간으로 보면 아직까지도 이나호의 턴이지만 슬레인은 자신 역시 주인공이며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역할을 자신이 맡고 있다는 것을 시청자에게 각인시키며 4화가 끝납니다. 4화의 부제인 추격의 기사는 4화의 주적인 아르기레와 블래드가 아니라 슬레인을 뜻하는 말일테구요.
 훌륭한 BGM을 배경으로 슬레인이 높고 강한 자존감을 지닌 크루테오 경 앞에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하는 모습은 분명히 시청자의 가슴 속의 뭔가를 움직이게 하는 부분이 있었지요.
 그러한 감상에 일조하는 것은 시무라 타카코 씨의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이 일조하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슬레인이나 이나호를 보면 흔히 말하는 선이 고운 미소년 그 자체인데 그런 아이들이 안에 굳은 심지를 가지고 행동한다는 것은 굉장히 두근거리죠. 4화부터 바뀐 엔딩은 이 작품이 이나호와 슬레인의 이야기임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4화에서는 각자의 처한 상황이 약간의 조크를 곁들여 지나갑니다. 그 중엔 '블랙'조크도 섞여있는데, A파트의 인코와 캄이 나누는 농담, 그걸 보며 한탄하는 선배가 그렇죠.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들이 얼마나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가장 재미있게 본 장면은 매그버리지 함장의 대사였는데 절체절명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그런 여유가 있는 걸 보면 이 사람 역시 티타늄 멘탈인가 봅니다.




 4화에서 드러난 주역들의 상황을 보면서 호위대장이 누구인가가 궁금해지더군요.

 공주는 지구인중에 버스의 스파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암살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던 것 같네요. 그러나 그것 때문에 대역에게 죽으라고 등을 떠민 것 같지는 않고 암살사건이 우연이 겹쳐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는 확실해 보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공주가 에델릿조와 둘이서 이렇게 떠돌아 다니게 되지는 않았을 테니까. 호위대장이 대역을 강행했다는 사실을 보면 그 누군지 모를 호위대장 혼자 암살위협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을 수도 있겠네요.
 크루테오 경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고, 그가 군주정인 버스제국과 그 안에서의 그의 역할에 만족할 뿐만 아니라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걸 보면 그 사람이 흑막인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주어진 상황을 이용하려 있다는 사실은 그 역시 만만치 않은 사람임을 말하고 있네요. 어쨌든 그 역시 공주 암살당하자 마자 좋다고 지구에 쳐들어간 화성기사의 일원이니 평화를 원하는 공주가 크루테오 경을 믿지는 않았겠지요. 호위대장 역시 대역을 강행하면서 크루테오 경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는 않았겠구요.
 지금 공주와 같이 없는 걸 보면 암살 당일날 대역과 함께 차에 같이 탔다가, 죽었을 수도 있지만 만약 살아있다면 언제 등장할지가 궁금해집니다.

 이나호의 경우 4화에서 주어진 목적 자체는 단순합니다. 일단 공주를 어떻게든 버스와 연락이 되는 곳으로 보내면 됩니다. 이번 아르기레처럼 추격해오는 로봇이나 지구인 스파이를 경계해야 하기 때문에 정보를 나눌 상대도 없다는 점 때문에 힘들긴 하겠지만 일단 목적 자체는 그래요.
 일단은 거기까지 가는 여정 자체가 1쿨의 내용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죠. 그리고 목적지에서 반전이 일어나서 2쿨의 추진력이 될 테구요.
 슬레인의 경우 더 힘듭니다. 공주의 생존사실을 아는 건 그 뿐인데, 아군이 될 사람은 없고, 어쩌면 (표면상으로는 아군인)공주의 적과 싸워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게 누군지조차 모르는데 그 진상을 혼자 파헤쳐야 해요. 그것도 만만치 않아 보이는 사람인 크루테오 경의 밑에서 활동하면서요. 정말 적진속에 있는 수준이네요.





 그렇지만 이런 복잡한 이야기는 집어치우고,로봇만화의 정수라면 역시 로봇간의 격전입니다. 닐로케라스가 가졌던 특성이 절대적인 방어력이라면 이번에 등장한 아르기레는 검사입니다. 검사라고 하면 보통은 날렵한 이미지를 가지기 마련이지만 아르기레의 외형은 뚱뚱하다고 해야 할 편이라는 것도 독특했습니다. 완전히 다른 외형과 개성을 지닌 로봇들과 싸우면서 여러가지 전투의 양상을 보는 것도 이 작품이 보여주는 하나의 재미겠지요.

 닐로케라스는 물에 빠트려 묶어놓고 나서 잡았었지만 이번엔 컨테이너라는 질량병기(!)로 해결을 하는 모습을 보였죠. 이나호가 말했든 시간벌기에 지나지 않았던 조치라서 운 좋게 아군이 도착하지 않았으면 이번엔 정말로 당했을지도 모르지만요. 컨테이너가 아르기레에 직격하고 이나호가 '아타리'라고 짧게 말했을 때는 그 직전까지의 위태함과 맞물려서 약간의 희열을 가져다주었는데, 순간 이 사람들은 정말로 연습기로 다 해결을 볼 생각인가 하는 의문이 스쳐지나가더군요. 그럴수도 있겠다 싶고, (주역기는 슬레인만 타도 될 테니까) 만약 그렇다면 그 나름대로 유니크한 작품이 되겠지요.
 이나호의 활약은 무력하고 공포에 물들어 당하기만 하는 군인들과 비교되어 더욱 도드라집니다. 매그버리지 함장이 마리토 대위에게 15년 전에 살아남은 어쩌고 하는 걸 보면 그 때 전투에 투입되서 살아남은 사람이 별로 없었던 모양인데 그렇다면 대부분의 파일럿은 지금 이 전쟁이 첫 싸움이라는 소리겠죠. 그렇다면 지구의 로봇들이 대부분 무력하게 당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심지어 통신까지 다 끊겨서 다른 동료들을 만날 수 있는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인데 대부분의 사람은 공포에 질려 발버둥치다 목숨을 잃는게 오히려 정상이라면 정상일 테니까요. 신병이라면 더더욱요.




 마지막으로 이나호

ㅡㅡ

'그리고 세계는 멸망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드노아. 제로 06  (0) 2014.08.14
알드노아. 제로 05  (0) 2014.08.06
알드노아. 제로 03  (0) 2014.07.31
알드노아. 제로 02  (0) 2014.07.31
알드노아. 제로 01  (0) 2014.07.31
BLOG main image
홀로스피어
위크로스 안합니다
by daylilys

공지사항

카테고리

계획대로! (30)
그리고 세계는 멸망했다. (16)
놈은 사천왕 최약체지 (0)
나한테 이런 건 네가 처음이야 (5)
사소한 건 신경쓰지 마 (0)
기다리고 있겠다 (0)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0)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